마늘 캐는 날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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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캐는 날 /秋影塔
콩깍지 포개듯 캔 마늘을 늘어놓으니
이 작은 옥상 텃밭은 만석군의 들녘이 되는데
떨어져 살던 이마들 모여 수인사가 부산하다
그것도 일이어서 아내를 삯꾼 들이고
아침 해를 구경꾼으로 초빙하였다
마늘종 한 주먹 안겨주더니,
잘 영근 녀석은 땅을 박차고 위로 솟구쳤고
도토리만한 녀석은 아직도 땅속이 깊은 잠인데
크거나 작거나 두어 접 늘어놓고 보니
마늘이요! 외치고 지나가는 행상 부럽지 않은데
한 조각이 여섯 조각이 되었으니 남아도
너무 많이 남긴 장사 아닌가?
쪽진 머리 가지런한 요놈들 바라보는 눈도
즐거워서
삯꾼에게는 음료수 한 잔 대접하고
나는 일이란 핑계로 막걸리 한 잔 들이킨다
안주 필요없네, 여기 푸지게 마늘 있잖은가?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막걸리에 마늘이라...
이것도 참, 어울리는 건가요?
일상이 즐겁겠습니다
시조도 한 수 읊어야지요
사모님께 어깨춤 한 판 부탁하고...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아주 오래 전에 술은 소주, 안주는 고기도
마다하고,
마늘 한 쪽만 고집하던 어느 술 좋아하던
분이 있었지요. 결국 간경화로 오래 못
살았지만.... 막걸리 안주에는 마늘 좋습니다.
남의 앞에 설 일만 없다면, ㅎㅎ
우리 집 사람은 무대가 없으면 춤 안 춥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라라리베님의 댓글

탐스런 육쪽마늘이 가지런히 인사를 하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옥상텃밭을 가꿀 수 있는 추영탑 시인님은
가장 넉넉한 마음을 가진 부자이실 것 같습니다
추영탑 시인님 감사합니다
우리집에도 마늘 몇접 가져다 주셔서요 ㅎ
늘 평안한 시간 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마음은 늘 부자입니다.
마늘 1t 화물차로 한 대 가득 실어 보내지요.
우리집 옥상에는 곧 도라지 꽃이 필 겁니다.
도라지 씨 뿌린지 3년 다 죽고 대여섯 그루의
도라지가 자라고 있고요,
상추는 이제 바야흐로 꽃대를 올리고 볼품 없는 꽃을 피울거고, 시금치는 뜯어먹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ㅎㅎ
푸성귀 걱정 없는 텃밭이랍니다.
농사는 백지이지만 때 맞춰 씨 뿌리고 거두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삶에 순수한 시간을 맛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환경을 접하는 일상이 부럽습니다
평안과 건필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기쁨을
누린다고나 할까요?
아침저녁으로 물만 주면 푸성귀 먹고 남는
아주 부자살림입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
맛살이님의 댓글

잘 하셨습니다
마켓에서 파는 마늘 장아찌 상표는 한국
내용물이 중국산, 사카린이 섞여 있을 수 있으니 조심!
조그마한 옥상 텃밭
두분이서 아기자기 키우는 맛
순 국내산 장아찌를 맛보시게 되겠네요
건강,사랑, 제맛......
감사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해마다 마늘 장아찌 담궈 먹습니다.
정말 맛있지요.
담에 마늘 캘 때는 맛살이님도 품꾼으로
초대합니다. ㅎㅎ
품삯은 마는 한 접, ㅎㅎ
지금은 도토리만한 가지가 보라색 꽃 속에서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세 그루 심으면 다
못 따먹고 여름 가을 넘깁니다. ㅎㅎ
이만함 부자지요?
감사합니다. 맛살이 시인님! *^^
쇠스랑님의 댓글

요즘 마늘 캐시는지요
그래서 글에 마늘 냄새가
여까지 나네요ㅎㅎㅎ
자연을 벗 하는 추시인님이 부럽습니다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마늘 캐느냐면, 마늘농사 몇 마지기나
하는 듯한데, 사실은 한 시간 일거리도 안 됩니다. ㅎㅎ
하지만 수확하는 재미는 진짜 농사꾼이나 다를 바 없어요.
감사합니다. 쇠스랑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