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진 자리,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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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진 자리, 어느새 / 테울
진자리 마른자리 어느 생이* 생각이다
잎새만한 어미 새 어느새
알을 품고 있다
하얀 젖 대신 빨간 꿀을 눈총으로 빨던 아기 새
그때의 기억은 어느새 사그라지고,
마침 자르르 흐르는 윤기는
어미 같은 할미의 쪽진머리
온통 검은 초록빛이다
불현듯, 뚝 부러진 가지 하나 오늘을 기다렸다는 듯
어느새 벌게진 각막을 겨누고 있다
아! 막바지 꽃 진 자리로
시퍼런 핏발이 선다
혹, 홀몸 당신이 아끼던 비녀일까
모진 삶의 비수처럼
꼿꼿이 품으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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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방언, 새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동백꽃 진 자리,
생각의 깊이가 곱습니다
마지막 꽃진 자리에 마지가 비녀처럼
남아있는 삶의 비수를 생각해 봅니다.
꽃도 져도 뭔가를 남기는 모습,
깊은 생각에 글을 음미하고 갑니다
건필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꽃 진 자리엔 어김없이 열매가 영글어가는군요
꽃 졌다고 서러울 일은 아니랍니다
문득, 떠올린 동박새 이야기입니다
감사합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

동백꽃 꽃진자리 그 쓰름쓰름한 상처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수놓으셨습니다
그렇게 아파야 열매도 맺고
김태운 시인님 마지막 연 그 아름다움이 열리기도 하나보네요
오랜만입니다
이제 유월이 넘실거리는 들판의 정경입니다 늘 푸른 날들 저어 가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

동백 꽃 진자리 어느새 알 품어 새는 들고,
새 앉은 자리 진초록의 커튼 같은 잎새들.
동백나무 가지 꺾어 캘리 그라피 하는 어떤
여류시인이 생각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라라리베님의 댓글

김태운 시인님만이 그릴 수 있는 시상이 뚝뚝 묻어나는 시
잔가지를 치운 간결한 묘사가 힘있게 전달됩니다
웬지 뭉클한 시간에 잠시 머물렀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시인님
늘 평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김태운님
아이고야! 눈물나요 그 옛날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노래에
배 떠나 보내며 부두의 이별 많이도 울었던 젊은 날이
추억으로 떠 오릅니다 이번 제주 여행길에 카메리아힐 동백 공원의
아롱아롱 달린 동백꽃에 눈물 싣고 바라 봤는데
이 고운 시에 다시 한 번 기대 봅니다
눈물 찔끔 질끔 나를 울리네요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한 주 되시옵소서
사랑하는 우리 아우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인수 시인님 추영탑 시인님 라라리베 시인님 은영숙 시인님
모두 튼실한 열매 맺으소서
기름기 자르르 흐르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