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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죄는 없어도 용서받을 방법이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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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4회 작성일 17-05-27 00:34

본문

<내, 죄는 없어도 용서받을 방법이 없소> - 피탄

죄수는 법정에 섰다

단 하루의 복역조차도 가당치 않으리라 싶었으나

무슨 죄는

무슨 말도 안 될 이야기어도

유죄였소

나는 나를 법정에 세우고

있지도 않은 혐의를 입증하며

탄생을 재구성한 연후

존재를 악으로 삼아 자괴의 독방에 가두었소

처음 몇 년은 견딜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오만했소

감각이 모두 온전한데도

유지하고 보수하는 건 참 힘들더군

결국 권태를 선언하고

나, 간수는 나, 죄수를 포기했소

이따금 심장을 비집고 들어가 상처를 냈소

죽음에 이르는 병이어도

이를 곳이 너무도 먼 이상향이라

차마 허락되지 않았소

탄원의 끝에 예까지 왔어도 너무 늦어

고황에 든 병은 아픔을 지웠소

선명하게 새겨진

흉터를 외면하듯 단지 아픔만을 잊었소

그렇게 십 년이 지나 작금, 개심을 기다리오

허나 내 죄는 없어도 용서받을 수 있을까

방법이 있을런지

그 끝에 파국이 있다 해도 감각은 사라졌으니

죄수와 간수는 같은 두 눈으로 서럽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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