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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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2
드라마 ‘봄비’의 남자 주인공은 늘 브라운관 밖에서
엄마와 대화를 하곤 했다.
일을 마치고 돌아 온 아버지의 품에서
피어나던 땀과 냄새는 허름한 방문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는 형광등과 같았다.
그 땀과 냄새가 빗물로 희석되기 전까지는.
아버지의 몸에서 술 냄새가 날 때마다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랐다.
빨랫줄에 걸린 빨래를 서둘러 걷는 습관은,
빨랫줄이 걸어 놓은 다른 거짓말들 때문이다.
빨래를 다 걷기도 전에 비가 쏟아진다.
비를 맞는 빨래들을 바라본다.
아버지가 올라온다.
아버지가 내 옆에서 비를 맞는 빨래들을 바라만 본다.
미안하다.
혼잣말처럼 아버지의 발음은 막힌 하수구의
흐느낌처럼 불규칙하다.
아버지가 떠난 그 자리에서
어릴 적 그 땀 냄새가 난다.
빗물이 더 할수록 엄마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드라마의 한 장면..
旣視感
육손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아니에요,
제가 오히려 죄송
너무 성의 없는 댓글을 달아서..
그리고 육손님의 시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시에서도 말해지듯이
세상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 깊은 내면을 들여다 보면,
그 모두 아프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겠습니까
제가 가끔 위성 TV로 어쩌다가 한국 드라마를 보곤 하는데 (화질은 엉망이지만)
그 무슨 <사랑과 전쟁?>이던가 .. 아무튼,
그 드라마의 내용과 너무 흡사해서요
하지만, 무턱대고 <기시감>운운한 건
저의 경솔함 같습니다
혜량하소서
육손님의 댓글의 댓글

죄송하지만 제 시에 댓글 사양 합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은데
저는 그런 말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비판이건 무엇이건 하고 싶은 말씀 다 하세요.
다만 문학적이지 못하면
어떠한 비속적인 이야기가 나올 지 모릅니다.
암튼 감사합니다.
저는 사랑과 전쟁이라는 드라마 유피해서 안봅니다.
.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알겠습니다
댓글, 안달죠
전 한번 알겠다고 했으면.. 그대로 합니다
- 그 누구처럼, 수시로 말 안바꾸고
저는 다만 첨에 단 제 댓글이 너무 허접해서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추가 댓글 올린 것
그런데, 기분이 무지 상하신듯
그리고, 저는 드라마라는 걸 원래 안 봅니다
그냥, 어쩌다가 본의 아니게 본 것이라는
추영탑님의 댓글

아버지께서 빨래에 무관심 하신 것은 하루의
노동의 고단함때문인 듯싶습니다.
어릴 때는 유난히 냄새에 민감하지요.
그 냄새가 싫은만큼 아버지께서는 더 힘이
드셨을 거라고 느껴집니다.
빗물에 얽힌 사연을 두 편의 시로 나누어서
감동적인 글로 엮어주신 육손 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빨랫줄이 걸어놓은 다른 거짓말은
무엇이었을까? 여기서 생각이 잠시
지체합니다. ㅎㅎ *^^
육손님의 댓글의 댓글

제 개인적인 영역에 들어 오셔서 관심을 보여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제 어머니는 다른남자와 바람피우고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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