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의 푸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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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의 푸른 밤
아무르박
지인이 독채 전세를 얻었다는
영종도 용유동의 여름별장
텃밭에 줄을 세운
가지 고추 방울토마토 케일 민들레 겨자가
메마른 땅 위에 퍼석하다
유난히 싯푸른
벌어진 잎사귀가 호박잎처럼 풍성한
상추
누가 물을 주었다면
상추밭에만 물을 주지 않았을 것인데
삼겹살에 소주가 어울리는 시장기를 감춘 저녁
밀려드는 밤별에 갈증을 느낀
도시인의 문 밖
상춧잎에는 이슬이 흠뻑 내리고
간간이 스쳐 가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에
밤별들이 반짝인다
아
그렇구나
땅의 지평을 넓힌 잎사귀는
제아무리 가물어도
별 맞이 도시인의 푸른 꿈처럼 상추를 키웠구나
희망은 비교하지 않으면 행복이지
내 가진 것 가난이라 부르지 않고
내 불행을 되새김질하지 않으면
싯푸른 잎사귀에 밤별들이 내려앉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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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푸른 시심에 온몸이 푸르게 젖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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