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체증 (滯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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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자꾸 주먹을 쥔다
한 문장만 나오면 너에게 하고픈 말들이
이 종이 위에 술술 나올 것 같은데
그 한 문장이
하루가, 한 달이 된다
그 한 문장이 안 나와
가슴 한 켠에 턱 걸쳐
쳇기만 온 몸에 돌 뿐이다
머리는 아찔하게끔 어지럽고
손은 노랗게 저려온다
새벽 별빛에 네 얼굴 비춰지고
하고픈 말 입가에 맴돌아도
내 마음이 종이에 그려지질 않는다
밤바다처럼 윤기나던 네 머리카락으로
내 손을 따으면
답답한 가슴 이내 풀릴 것만 같은데
피 한 방울이 한 문장이 될 것 같은데
내 입은 그래도 널 부르질 않는다
단 한 문장이면,
정말 단 한 방울이면
이 시도
내 마음도
너에게 하고픈 말도
다 보여줄 수 있는데
그 한 문장이 나오질 않는다
여전히 손을 못 딴 나는
쳇기에 허덕이며
노랗게 번진 합곡만 쓸쓸히 눌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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