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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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불 / 최 현덕
세상에서 없어질 물건,
없을 ‘무’, 인간 ‘세’, 무세(無世)
법명이 이러하듯,
사그라지는 불덩어리를 향해 염불한다
무세의 염불이 획, 한 바퀴 돌고 나면 불가마속은
이승과 저승의 구부능선이 녹아 내리고
요술상자가 철컥 열리면 골격을 갖춘 시신이
쇠절구, 절구공의 장단에 맞추어 울음을 빻는다
허무의 늪이 씁쓸한 입맛을 다실 때,
철철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 사이를
곱게 빻은 유골함이 성큼 다가서며 길을 나서고
‘무세’의 염불이 갈 길을 인도한다
태양을 가둔 유골함,
자지러지던 사람들과
삶의 혼돈과 절망에서 벗어나
활활 타오르는 장작더미 앞에 선다
따가운 불기운에 눈까풀이 무거울 쯤,
번쩍 쳐들린 무세의 손에서 뼛가루가 뿌려지고
뼈다귀불이 불덩어리와 한 몸 되어
느리게 느리게 극락 가는 춤을 춘다
"나무아미타불..."
무세의 염불이 탁,탁 튀는 장작더미를 파고 들며
목탁소리와 함께
두고 온 이승의 인연을 정리한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이승과 저승사이
신고식이 잔인 하군요
그러나 바뀌는 외로운 그 길은
그 정도 고통은 감내해야 할듯,
모든게 허무하고 힘든다 생각할 때
그래서 그냥 나미아미타불~~~
뼈불이 뜨겁습니다.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장례식 문화가 바뀌었으니
누구나 벼 불로 사라질 운명을 짚어 봤습니다.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다비장의 한 순간을 보는 듯
가슴이 뭉클합니다.
무세에서 무를 만나면 우리는 뼛가루,
정신을 수습하여 가는 길...
나무 관세음보살... 목어 소리 울리는...
감사합나다. *^^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인생무상이죠.
아락바락 살 일이 아난듯 싶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뼈불로 사라지지 않겠습니까.
고맙습니다. 추 시인님!
은영숙님의 댓글

최현덕님
안 녕 하세요 아우 시인님!
숙연한 시심 속에 머물러 봅니다
스님의 사리가 나올듯 합니다
삶의 허무함을 뒤 돌아 봅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한 주 되시옵소서
우리 최현덕 아우 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네, 허무함을 알지만 창창한 날이 있기에
더듬더듬 살아가는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은영숙 누님!
건안하시길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