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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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하면
바다는 늘 설램이었다 주말이면 다시 서 보는 갯바위
팔랑거리는 파도와 낚시대 들고 있는 짧고도 긴 거리
찌에서 보내는 미약한 신호에 빨려든 눈빛이
긴장감을 부풀려 노려보고 있을 때, 나는
왔다 하고 낚시대를 챔질 하면서 시펄, 원하던 대상어가 아니고
배불뚝이 복어의 울음소리에 실망하면서 다시 노려보는 바다
쉽게 내어줄 수 없다는 듯 차가워진 수온 위에 둥둥 떠다니는 상념
생각 깊숙이 숨겨둔 비장의 채비법에 오늘 하루를 낚시바늘에 꿔고 말았지
빈 살림망이 손에 들려질 때 낯 붉힌 바다를
나의 품속에 슬며시 당겨와 다음 주에 보자고 말하는 순감 남아도는 아쉬움
도시에 오래전부터 무엇인가 잡으려고 드리운 생의 낚시대에는
껄딱되는 미약한 어신만 희망이라 여기며 살아온 세월
왠 종일 바다에 모든 것을 헌납해버린 순간들이 말갛게
나의 마음을 씻어내고 있다는 듯 백파의 부딪침이 더 하얗게 변하는
나의 일상을 조용히 바다로 돌아가게 해주었다
댓글목록
황금열매님의 댓글

저도 지난주 주말을 미끼삼아 낚시질을 했습니다.
역시 낚시는 손맛인데, 짠맛만 보다 왔네요.
대어같은 시에 잠시 손맛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