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상 /추영탑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겸상 /秋影塔
날마다 상 하나 부상副賞으로 받네
당신과 나 사이에 세상이 내미는 유일한
상은 겸상인데
바닥을 뚫고 올라온 온기를 상 위에
깔아 놓고
낙조도 불러 곁에 앉히고
일몰은 찾아 뒤에 세우고
두 그릇 마음을 비비면 푸짐도 하겠네
남창에 드리운 구름을 커튼으로 걸고
뒷 창에 다가와 기웃거리는 바람을
손님으로 모셔
절여진 탐닉 한 숟갈씩 떠먹으면 기쁘고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목에 걸리네
앉은걸음 한 걸음을 끌어당겨
어깨 쪽으로 기울어진 석양에 우리를
묶어놓고 숟가락에 서로의 시선을 얹어 내미네
당신의 전생이 살았을 지도 모르고
내 후생이 태어날지도 모르는 방금 솟은
저 달 위로 자리를 옮기네
그리하여 우리의 겸상엔
달이 버무려준 삼생三生의 요리 한 그릇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인생의 따뜻함과
자연을 아우르는 마음이 너무 곱습니다.
천재 적인 비유를 하신 듯,
마음을 열고 마주한 겸상이 부럽기만 합니다
건필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따뜻하기만 한 겸상인 듯싶으나,
어느 날 마음이 역류하여 울컥 할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을 놓칠 새라 써 본 글이지만
미흡합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라라리베님의 댓글

모든 것이 시인님 마음에 다 들어 있으니
현자의 도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철학이 넘치는 상이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저도 남쪽에 부는 바람으로 잠시 기웃거리다 갑니다
추영탑 시인님 감사합니다
풍성하고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겸상을 원하다가,
겸상으로 마무리 지어질 인생입니다.
원한만큼 쓸쓸함도 있겠지요.
인생이란 그런 것, 하다가도 마음을 뚫고
나오는 감정에는 항상 두 줄기의 강이
흐릅니다. 그날 그 분위기에 따라.... ㅎ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맛살이님의 댓글

부상으로 받은 상속에
두 분의 숨었던 사랑이 넘쳐 흐르네요
달님이 묻기 전에
사랑한다 말씀하세요
감사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사랑인지 정인지 미움인지 들어간 양념이
많아 그 성분을 콕, 집어내기가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걸 분석하느라 또 몇 년 훌쩍 지나갑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맛살이 시인님!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추시인님 겸상 할수 있다는게 행복이지요
무슨 투정을 하시나요
마주보며 밥을 먹는게 행복 이랍니다
낙조를 불러 옆에 앉혀 놓고
셋이 밥드시는 정경 참 부럽습니다
늘 행복 하세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2인 가족, 흔히 있는 일이니 부러울 것
하나 없습니다.
오히려 지겹다는 사람도 있는데... 본인은
지겹지는 않고,
글 내용 그대로입니다. ㅎㅎ
반주 한 잔만 곁들인다면... ㅎㅎ
감사합니다. 량재석 시인님! *^^
김태운.님의 댓글

겸상의 삼생에서 삼색이 비칩니다
제삿상 같은...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오버를 하신 듯합니다.
이 글의 겸상은 삼색나물이나 제사상과는
무관한, 우리 둘만의 날마다 받는
흔한 겸상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