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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3) 저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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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2회 작성일 17-05-12 08:53

본문

13
 

저물 때

 

이영균

 

 

그의 방이 저물고 있다

해가 지는데 말간 민얼굴 들여다보면

회상은 10년 전쯤에 있었다

저렇게 까뭇까뭇 짙어진 것이

그동안 뽀얀 분칠 속에서

병이 되었나 싶다

 

화초 분갈이하는 듯, 하였으면

수술 후 햇살이 들지 않는

병실로 옮겨왔기에

 

그 고운 얼굴에 붕대를 가면처럼 감고

꼭꼭 숨었다가 고개를 돌리면

해녀의 숨비소리로 숨겹다

가끔 몸부림쳐 통증을 터는 듯

구멍이 뚫려 물을 주어도

이슬 맺히지 못하는 이파리 같아

 

저무는 방에서 사투하는 그를 보듯

병든 화초 드려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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