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동 301호 > 창작시

어둔밤 드뭇하니 유리창을밝히고

허공에 거무스름히솟은 콘크리트더미

택호는 커녕

사는이의 이름조차 알필요도없이

여섯자리숫자에는 아주가난하거나

주체할수없는 재물을가진 도둑놈이살고

일곱자리에는 이도저도아닌

냇물에떠다니는 스티로폼인생이들끓는다

집!

아주오래전에 잊혀진 이름

많이 고단한이들의 자궁속

아파서 아파트로모여들었는가보다

난 102동301호 아저씨

새벽다섯시면 일어나야하는 품팔이

근심걱정서린 낯에 잠 이 가득한 얼굴

후줄구레한 옷이며 일그러진작업화

어둠으로 나를 감추고

밤새 앓아눕던 연립을나서며

석유냄새에 알콜냄새겹쳐나는 아파트를치어다본다

감히 연립사는주제에 고층아파트를본다며 윽박지르는듯하다

네 나

나 나

숫자속에살기는 매한가지

성씨도

이름도

아무필요없는 거추장스럽기만한것들

지번에

도로명 번호에

몇동 몇호라는

숫자에 갖혀서도

돈이란 숫자를  벌어보리라

주민등록번호달고

31이란숫자가 가장큰 매달린종이쪽에

하루라는 숫자를지우려 102-301 숫자가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