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셔요, 나 착한 일 하는 사람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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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셔요, 나 착한 일 하는 사람이예요
체불된 임금을 하소연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모른 척 합니다
왜냐하면, 주위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늘 눈길을
돌리고 있는 사장인 나의 사소한 실수를
탓할 시간도, 생각의 여유도 없기 때문이죠
오늘도, 배고프고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신문에 날 사진도
대문짝만하게 찍고 그랬습니다
보잘 것 없는 작은 베품이었지만,
마음은 더 없이 뿌듯한 하루였어요
- 아, 착한 일을 남들 앞에 드러내 보여준다는 건
얼마나 향기로운가
날로 차가워지는 이 세상에
그나마,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따뜻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으니
- 안희선
금강경(金剛經)의 제 4품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에 나오는
"보살어법 응무소주 행어보시 菩薩於法 應無所住 行於布施"
(그러므로 보살은 법에 있어 마땅히 머무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베풀어야할지니)라는 말씀의 구절이 떠오르는 건 왜 그럴까..
금강경(金剛經) 자체가 아끼는 제자 수보리(須菩堤)에 대한 애정어린
설법이자, 동시에 질문과 해답이 진행되는 그야말로 형이상(形而上)적인
대화시(對話詩)의 세계이지만, 특히 이 구절이야말로 금강반야바라밀경의
정수(精髓)를 이루고 있는 詩 한 구절이 아닐까 한다.
보시(布施)란 물질세계나 정신세계를 통틀어 일체의 걸림이 없이
베푸는 마음을 말한다.
즉, 그것은 소유(所有)의 초월을 의미하며 나아가 고루 나누는 정신,
다시 말하면 가장 이상적인 나눔의 상태를 뜻하는 것이리라...
고타마 싯달타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보시조차도 '응무소주 應無所住'[ 베풀었다는 생각에 머물지 않음 ]
하여야 한다고 하셨으니, 참으로 모든 상(相)에 머물러 집착됨이 없는,
공(空)의 상태를 이처럼 명백한 결구로 표현한 시는 이 세상 어디에서도
부처님의 말씀이외엔 찾아볼 길이 없을 것.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선생님, 강녕하시지요?
제 방에 다녀 가심 감사드립니다.
요즘, 이곳은 온통 난리굿 입니다.
제잘났다는 판입니다. 경종을 울리는 깊은 시상에 머리숙이고 갑니다.
늘, 건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제 주제에 건강을 말하는 건 그렇지만..
건강은 어떠신지요
시인님의 투병생활에서 많은 걸 느끼고 배웁니다
올려주시는 좋은 시편들도 잘 감상하고 있구요
이제, 며칠 후면 대선이 치루어지네요
이번엔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 임기동안이나마 일체의 개인적 욕망은 잠시 접어두고)
귀한 걸음으로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에 보중하시고, 건필하심을
기원합니다
callgogo 시인님,
육손님의 댓글

님이 그러하신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새 사기꾼들은 지가 이런 사람이라고 하면서 호구들에게 사기 찰치죠.
요새 하도 사기꾼들이 많아서요
그들 다 지들 다 나 이렇게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 다 속아요.
.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육손님도 사기를 안 치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말씀처럼, 요사이 사기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