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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두대의 4분 33초, 그 사이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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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51회 작성일 17-05-04 08:44

본문

이따금 지하철에 치여 죽은 이들을 듣곤 하지만

서서히 들어오는 그것을 바라보면

저 느린 것에 치여 죽을까 싶어

선로를 따라 달리던 혼혈 불량아마냥

열차를 인도하듯 뛰어들고도 싶었다

열리는 스크린도어와 열차 사이에 남아

이후 들어오는 다음을 기다리는

4분 33초의 연주자가 되었다가

이내 무대를 내려가

가로를 달리는 단두대에 목을 맡기고도 싶었다

남 탓 하지 마라

사람이 타지 않은 열차에 치여 죽은 이 없으니

그를 죽인 것은 너희의 무게다

그저 그들 사이에 앉아 있으면

자연히 어디론가 나아가는 것인데

우리의 목적지는 서로 같지 않고

휘어질 것을 염려해 끊어버린 선로와도 같아

어느 순간 뛰어넘지 못한 틈에

지난 플랫폼을 바라보고 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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