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오빠 퇴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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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빠 퇴소한다 /
삼십 년이 지났는데도
훈련소 조교 모자는 저들끼리 붉고
헌병은 빗돌처럼 서 있다
한꺼번에 날아오를 떼까마귀 같은 부모들이
눈시울 그렁하던 수료식
며칠 배운 태권도로
붉은 벽돌을 두부처럼 부수면 되는데
대충 내리치면 깨진다는 동기생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그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여린 주먹에 야멸차던 벽돌은
전우애를 모르는 게 분명했다
그로부터 삼십 년이 지나
묘하게 지금 벽돌을 팔고 있지만
나는 쓸데없이 단단하기만 한 저들이
보병처럼 무더기 현장으로 끌려가도
남의 자식 같아 무덤덤하다
삼십 년이 지났는데도
그때 일이 원통해서 마음이 아프지 않다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벽돌!,
?
독야청천 소낭구가 벽돌앞에서 무너져서야 , ㅎㅎㅎ
반갑습니다 시인님,
사나이는 누구나 의리, 전우애 뭐 이런 수식어에 후들리지요
그 시절을 상기하며 한폭의 그림을 멋지게 완성시키셨습니다
좋은 하루 맞이 하세요.
소낭그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하도 안 써져서 예전에 올렸다가 내린 글을 고쳤습니다.
쉬운 것 같아도 시는 사법고시보다 어렵군요.
그때 마음이 너무 측은해서 버리기 아깝다고 고친 것인데
아무래도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것 같습니다.
코를골고님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공잘님의 댓글

전우애에 입각하여 벽돌에 잔금이라도 내고자 투표하고서
<롯데 시네마>란 찜찜함을 뒤로 한 채
<특별시민> 보고 왔는데
건진 건 물음표 세 개 뿐이군요.
감독 귀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충고가 가닿았을지 모르겠네요.
연일 만차하시길 바랍니다~^^
소낭그님의 댓글의 댓글

한 필력으로 '시.잘'하시는 분이 이런 조악한 감상글에 리플 다시면
남들이 흉봐용. 마치 잘 쓴 것처럼 착각이 들잖아요.
그래도 의미심장한 격려에 뿌듯함을 느끼며 이내 뒤따라오는 작품적
미완성의 면구스러움을 이불 뚫고 하이킥과 날아 붕떠서 이단옆차기로
격퐈~!해 봅니다.*^^* 어휴 쑥씨루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