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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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라잡이 이영균 생이란 해를 등진 채 어둠 울어재끼며 서쪽 향해 태어나는 것 앞서가는 크고 긴 그림자를 미래라 여겨 붉게 쫓는 것 미궁 같아 생의 나침판이기도 하고 위협이기도 한 것 그대가 어느새 성인쯤 되면 그림자가 발밑을 바짝 파고들 듯 갈필을 잃고 우왕좌왕 정신이 없게 된다 미래도 내다볼 수 없게 되어 다급한 나머지 친구나 형제를 의지하게 되고 생은 어느덧 서쪽으로 기울어져 미래도 기로도 다 자라지는 것 줄어드는 그대보다 그림자는 추억이 되어 한없이 길어만져 그 무게에 걸음을 멈추게 되는 마침내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 해가 나타날 때만 드리우는 그림자 시시각각 달라지는 그림자 그래도 생에 흐린 날만 없다면 쨍한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깊은 시, 머물다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감사합니다.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정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