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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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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야옹이할아버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3회 작성일 17-05-01 06:16

본문

유년의 밤

 

 

어릴 적 꿈의 항아리였던 두메산골 시골집

밤마다 헐떡이며 달리고 또 달려가도

유년의 밤은 언제나 그리웁기만 합니다.

 

곰삭아 금새 어찌 될 듯한 좀먹은 통나무 기둥

온갖 잡초 무성하게 널브러진 귀틀집 굴피지붕

앉기조차 안쓰러운 엉덜멍덜한 구들장 방바닥.

 

아궁이가 추위에 떨세라 군불이라도 지필 량이면

콩 서 말도 편히 눕기 어려운 자그마한 골방으로

매캐한 연기 방 안 가득 누덕이불 파고들던 곳.

 

비록 감자 나부랭이로 땜질한 옹색한 살림이었지만

밤이면 윗목 질화로에서 감자 내음 묻어나고

아이의 귓가에선 팥죽할멈과 호랑이가  잠꼬대를 합니다.

 

집어 삼킬듯 세찬 바람에 문풍지는 비명을 지르고

살금살금 기어들어 온 한기가 자리잡고 누울 즈음이면

어미는 어김없이 일어나 여물 아궁이에 불을 지피곤 하지요.

 

뒤란 깊숙한 곳에서 장닭 훼치는 소리 들려오면

추녀끝의 고드름이 쟁강쟁강 아이의 귀를 간지르고

학교 가기 싫은 아이는 억지 잠으로 흉물을 떨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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