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캔바스 위에 사과꽃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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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바스 위에 사과꽃 향기 / 안희선
곱게 그려진 사과꽃 향기를
뭉클한 가슴으로 보았습니다
꽃 봉오리, 봉오리마다
발그레이 스민
맑은 영혼의 입김
꽃보다 아름다운 그 마음이
층층이 둘러친 세상의 어둠을 건너,
차가운 삶이 비켜선 길 위에서
우리를 따뜻하게 지키고 있었습니다
가로지르듯 맑게 개인
마음의 캔바스 위에
오늘도 깊은 영혼의 손길로,
사과꽃 향기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거친 세상의 사나운 모습마저
따뜻한 가슴으로 품은 채,
우리 모두의 가슴에
환한 사랑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 시제는 박기현 화백의 시화집 題號에서 따옴
* 朴起炫 畵伯

사과꽃 - Lucia (심규선)
댓글목록
육손님의 댓글

노래가 좋네요.
설마 부족한 시편을 음악으로 덧칠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글이 도통 글 같지도 않으니, 배경음의 도움이라도 받자는 犬수작이겠죠
玉耳에 음이 심히 거슬리면, bar의 左端을 클릭하시면
불편했던 제반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기도 합니다
- 그대의 빛나는 시를 읽을 때면 -
문체(文體)가 훌륭합니다
날로, 눈부시게 진화해 가는 어휘도
영롱한 빛으로 좋아 보입니다
수시(隨時)로 받는 상처를 재빨리 다스리며,
고단한 삶을 재충전하는 그대의 영민한 슬기는
나도 따라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대가 걸어가는 창망(蒼茫)한 평원은
아마도 수 많은 선지가(先知家)가
세상의 비에 젖은 넓은 옷자락 휘날리며,
표표히 지나갔던 길이겠지요
나도 그대처럼,
행간(行間)의 의미 사이에 숨어있는
냉혈의 진보를 꿈꾼다면 좋겠습니다
사랑과 눈물에 대해서도,
그대의 시에서 말해지는 것과는 달리
정작 속으로는 별 감흥없는,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면 좋겠습니다
다만, 별 뜻없이 차갑게
탕진하는 그대의 예리한 영혼만큼은
내가 닮지 않길 바랍니다
생각하면,
얼마나 날카로운 비수(匕首) 같은 세상이던가요
시까지 그래야 한다면, 고개를 가로 흔들고 싶습니다
왜, 시만 저 홀로
그대와 아무 상관없이 고상하고 아름다워야 합니까
그런 시라면,
문고매장(文庫賣場)에 가득 진열된
포장(包裝)만 찬란한 정교한 금속 활자입니다
생각하건데, 그대는 단 한번도
남을 위해 진정으로 영혼의 뜨거운 눈물은
흘리지 않은 듯 합니다
시라는 이름으로
오로지 자신만 우아하게 가꾸는, 그대가
왠지 조금씩 싫어집니다
먼 훗날,
그대의 시가 세상 위에 우뚝 서는 것보다
설령 시를 전혀 모르는 둔탁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대가 진정
따뜻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