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깊고 푸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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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밤 / 안희선
밤하늘 외로이 흐르는 구름
공간의 처마 끝에 매달린 별
달 위에 새겨지는 이상한 침묵
바람 한가운데 텅 빈 가슴
내가 아직도 듣는, 몇 마디 말
그 울림에서 솟는 추억
모두 떠날 준비가 되있는, 무표정한 삶
그러나,
적막한 아픔 끝에서 발견한 사랑 하나
문득 깨어난, 이 깊고 푸른 밤 너머
Bleu Nuit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시인님 모처럼 문안 드립니다
별고 없으신지요?
아련한 추억이 잠긴 글 잠시 푹 빠졌다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때로는 글이나 말의 부질없음, 혹은 덧없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무말 말고 자네가 하고 싶은 말 /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
한 웅큼 눈물일랑 / 가슴으로 / 가슴으로 /
겨울나무처럼 아래로만 /흘려버리게나
- 吳命奎 시인의 <話詩 IV (沈默)> 에서
퇴고랍시고, 더욱 어수선한 글이 된 거 같아요
부족한 글인데..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활연님의 댓글

이 시제를 보면 오래전 영화가 생각납니다.
최인호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 같고 안성기, 장미희가
나왔던가 싶은. 불법 이민자의 쓸쓸하고 격렬한 삶!
뭐 그런 것이었는지 기억이 희미하지만.
밤이 푸르다, 는 참 감각적인 것 같아요. 시는 왠지
참 쓸쓸하다, 그런 느낌이 듭니다. 생을 환기하는 건
오히려 밤의 속살을 뒤적거리는 거는 아닌가... 생멸의
안팎을 조망하는 듯한, 그런 느낌의 시로 읽었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밤이면 까만 거지.. 그 무슨 푸른 밤?
하지만, 어떤 날에는 정말 밤이 푸르게
물들 때도 있더군요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최인호를 말씀 하시니,
그의 작품 중에 <겨울 나그네>와 <별들의 고향>등도 생각납니다
언급하신 <깊고 푸른 밤>은 1982년인가 제 6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고..
천재적인 소설가였는데
암투병을 하다가 세상을 뜬지도 벌써
4년이 되어가네요
- 서서히 잊혀져가는 무심한 세월, 그리고 모두 떠날 준비가 되있는..
요즘은 암이라고 해도
과거에 비해 생존율도 높아지긴 했지만
아무튼 죽음으로 초대하는 고약한 질병임에는
틀림없는 거 같습니다
최인호 작가는 죽음 앞에서도
그의 마지막 작품에 펜을 놓지 않았다고 하지요
- 저 같으면, 만사가 귀찮고 힘들어서
아무 것도 못할 거 같은데 (솔직히)
퇴고인지, 퇴보인지, 도통 모를 글이 된 感..
너그럽게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활연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