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낮달 / 최현덕
사월에 푸른 해는
인수봉 고독길을 붉게 물들인다
‘서울은 만원이다’*
북한산에 밀려오는 강제이민의 행렬인가
소려하기도 하고 기려한 슬픔이다
북동박새가 황금빛 목덜미를 저어가며 운다
임의 홍연哄然은 사라졌지만 삼각산은 청청하다
만경대 위에 낮달이 삼봉三峰을 딛고 떠 있다
낮달을 물고 있는 임에 월용月容이 엷게 웃는다
조용히 떠났지만 한 잎의 연꽃에 선 거목,
청징한 눈빛이 남아돌아 어렴풋 낮달을 띄우고
‘닳아지는 살들’*을 보듬는다
사월의 푸른 태양이
그을음 낀 낮달을 짐승의 이빨로 삼키려 해도
유난히 교교한 남은 빛이 장엄하여
긴 강의 물결도 일렁거리고
임에 희미한 모습도 휘영청 밝게 비춘다.
--------------------------------
* 서울은 만원이다 : 이호철, [단편소설]
* 닳아지는 살들 : 이호철, [단편소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북한산 인수봉의 모습이 선연 합니다.
강제 이민이라도 오듯 물밀듯 밀려 올라가는
등산 행렬이 회자 됩니다.그 속에 희노애락이 점철 된
삶의 단면을 잘 그리셨습니다
수준 높은 글에 역시 한 수 배우고 갑니다
건필을 빕니다,
callgogo님의 댓글의 댓글

인수봉 고독길을 작고하신 이호철 선생님이랑 참 많이 올러 다녔지요.
엊그제 산행 하면서 선생님이 많이 그리웠습니다.
추억을 그리며, 산행이 줄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최시인님 설 살만 하시나요
저는 한적한 이곳이 넘 좋답니다
서울이 만원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설로 다들 모여들고
시골가면 빈집이 널려있고
노인네 천지뿐 이랍니다
이사 하셧다하니 설구경 많이 하시고
늘 행복 하세요
callgogo님의 댓글의 댓글

부산 광안리는 병마를 떨치느라고 가 있었구요.
서울 본가로 와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4년 세월 서울을 비웠었는데 더 복잡해 졌군요. 그야말로
'서울은 만원이다' 소설가 이호철 선생님의 작품처럼 북한산도 초 만원이구만요.
발 띨 틈이 없습니다.
염력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량재석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서울의 낮달이 산행 중이로군요
도심도 만원 북한산도 이만의 행렬로 만원이겟습니다
서울 생활에 이미 적응하신 듯...
푸른 날 이어가십시요
감사합니다
callgogo님의 댓글

친정에 돌아 왔으니 내가 왕 입니다.ㅎ ㅎ
산행을 하며 기억을 더듬어 봤습니다.
친자식처럼 아껴주시던 작고하신 이호철 선생님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저희 문학 동인지가 '서울소나무' 인데
북한산 소나무입죠. 이호철선생이 사랑하는 한그루 소나무인데, 오를적마다 품어주셨지요.
저희는 그 소나무에 범접을 못했답니다. 선생님 애인이니까요.ㅎ ㅎ ㅎ
고맙습니다. 김태운 시인님!
힐링님의 댓글

이것은 옛시조 한 편을 정독하게 하는
여유와 편안함을 줍니다.
그만큼 연륜이 깊어 어떤 주제가 주워져도
선명하게 그려내니 그동안 억누르던 마음을 열어
활짝 펴니 우리도 힘을 얻습니다.
callgogo시인님!
callgogo님의 댓글의 댓글

시인님의 정서에는 아직 못 미치는 미완의 글입니다.
칭찬을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callgogo님
안녕 하세요 반갑고 반가운 우리 아우 시인님!
서울 생활 반백년이 지났는데 낮달은 예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산을 좋아 하지만 산행을 못 해 보고 강남으로 건너 왔네요
고운 시를 잘 감상하고 갑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옵소서
최현덕 아우 시인님!
callgogo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 누님께서 힘든 걸음 하셨네요. 몸도 안좋으시다면서요.
의사의 권고사항이 꾸준한 운동이라해서
북한산에 다녀 왔습니다.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누님!
추영탑님의 댓글

문체가 아주 고요하고도 장엄합니다.
산 허리만 딛고 도심의 둘레길
한 바퀴 낮달의 뒤를 따라 돌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callgogo님의 댓글

걸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운동 한바퀴 돌고 오느라 답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추 시인님! 저녁시간이네요. 맛난 음식드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