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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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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야옹이할아버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7회 작성일 17-04-29 05:13

본문

욕심

 

 

밤송이를 까는데 밤이 욕심을 부린다.

따갑다. 욕심은 늘 그렇게 그냥 지나치지는 않는다.

잘 생긴 알밤 하나가 기어나온다.

밤은 까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어나오는 거다.

새벽마다 아침이 기어나오듯이

때가 되어 그렇게 기어나오는 것이다.

날씨야 춥든 덥든

날씨야 맑든 흐리든

알맞음과 적당함이 때가 되어 문을 열어주어야

비로소  기어나오는 것이다.

 

달은 본디 지상이 아닌 지하에 있었다.

지하에 차린 살림방이 조금씩 기어나와

반지하를 거쳐 비로소 옥탑방에 이르른 것이다.

옥탑방을 지나면 세상은 물구나무를 선다.

거꾸로 서 있는 건 방이 아니라 밤이다.

밤이 아니라 나다.

 

밤을 까는데

밤이 자꾸 욕심을 부린다.

밤은 가만히 있는데

욕심이 자꾸 밤을 만지작거린다.

손에 박힌 욕심이

가시보고 알아서 기어나가란다.

밤이 따가운 것은 밤 때문이  아니다.

순전히 그 놈의 욕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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