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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純粹)의 여행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야옹이할아버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66회 작성일 17-04-19 05:23

본문

순수(純粹)의 여행

 

 

 

세상물정 아는 바 없이

오로지 한평생을 일에 매달려 살아온 순수가

작정하고 그만의 여행을 준비합니다.

 

삶이라는 올가미에 걸려

볼품없이 고장나고 망가진 육신

하지만 누구에게도 뒤질 것 없는

그 누구에게도 부끄러울 것 없는

투명하고 말간 그만의 몸뚱이만으로. . .

 

순수는

세상을 향해

그동안 걸어 잠그어 두었던

수많은 질문들과 동행하면서

자신의 몸에 난 상처들을 다독입니다.

 

순수는

하루를 살더라도

온전히 제 것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무명(無明)이야 또 그렇다손  치더라도

자신이 흘린 땀방울이 아니면

그 어떤 것에도 눈독 들이지 아니하고

바람처럼 이슬처럼 그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머루랑 다래랑 손잡고

자연과 더불어 구름에 달 가듯이

그렇게 그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여행이 늘어질수록

순수는 오히려 고민이 늘어만 갑니다.

세상이란 것이 어찌 생겨먹은 물건인지

나라는 존재는 또 어찌 생겨먹은 물건인지 . . .

 

다시 되돌리려 해도 되돌릴 수 없는

다시 돌아가려 해도 돌아갈 수 없는

여행의 막바지에 이르러, 순수는

비로소 그 끝을 채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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