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純粹)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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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純粹)의 여행
세상물정 아는 바 없이
오로지 한평생을 일에 매달려 살아온 순수가
작정하고 그만의 여행을 준비합니다.
삶이라는 올가미에 걸려
볼품없이 고장나고 망가진 육신
하지만 누구에게도 뒤질 것 없는
그 누구에게도 부끄러울 것 없는
투명하고 말간 그만의 몸뚱이만으로. . .
순수는
세상을 향해
그동안 걸어 잠그어 두었던
수많은 질문들과 동행하면서
자신의 몸에 난 상처들을 다독입니다.
순수는
하루를 살더라도
온전히 제 것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무명(無明)이야 또 그렇다손 치더라도
자신이 흘린 땀방울이 아니면
그 어떤 것에도 눈독 들이지 아니하고
바람처럼 이슬처럼 그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머루랑 다래랑 손잡고
자연과 더불어 구름에 달 가듯이
그렇게 그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여행이 늘어질수록
순수는 오히려 고민이 늘어만 갑니다.
세상이란 것이 어찌 생겨먹은 물건인지
나라는 존재는 또 어찌 생겨먹은 물건인지 . . .
다시 되돌리려 해도 되돌릴 수 없는
다시 돌아가려 해도 돌아갈 수 없는
여행의 막바지에 이르러, 순수는
비로소 그 끝을 채비합니다.
댓글목록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오랜만 입니다
잘 계시지요
좋은 하루 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