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분할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시간 분할
우리는 생각 할 시간이 없었다.
시계는 이미 벽에 걸려 있었고
시간은 이미 우리가 아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을 뿐
예정대로 안개가 피어오르는 동틀 녘 강가를 거닐 때면
어느 언저리에 누군가의 이것은 아니야
라고 쓰고 간 자국들을 몰래 스쳐갔던 순간들
발자국을 남긴 뒤를 애써 돌아보지 않는 것은
그녀가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한결 같다는 것은
노을이 지면 그녀가 보고 싶어진다는 것
그녀가 나에게 다가 올 때 허밍을 부르는 건
나의 사상을 더더욱 견고히 하게 하는 것
그리고 더 키스하는 것
입술이 사라지는 순간
텅 빈 공허를 메우는 것은 음악 뿐
저기 바이올린 켜는 사내에게
동전하나 던져주는 일
채찍을 든 시간들
/
댓글목록
잉크결핍님의 댓글

시의 흐름이 아주 정돈이 잘 되어 있으며, 그 인과는 값으로 셈 법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사람들이 모르는 것에 대해 화자가 심도 있게 파악하고 있다.
나와 같은 부류를 여기에서 만날 줄이야 , 반갑다 육손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