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 있으면 피고있는 것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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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있으면 피고있는 것도 있더라
피멍에 얼룩진 붉은빛을
동백이라 한다면
다 피지못하고 목을 꺽는 동백의 한스러운
꽃 봉오리 맺히는 속사정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일 것이다
어느날에 꼭꼭 숨겨둔 그 꽃잎을 모두 활짝 피울 날 있겠는가
기다림에 기다리고 기다리다
허무 하게 지고 마는 동백의 순정 같은 피빛 꽃향기 아닐까
동백 허무하게
후두둑 넘어지며 지는 날에
멋지게 피우는 것은 매화꽃 일색이다
매화꽃이야 한순간에 피고 한순간에 지는 꽃이 아니기에
그 꽃의 존귀 함을 드높인다 할 것이다
인고의 찬 겨울을 이겨내고
눈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강인함의 아름다움
그것은 동백이 갖고 있는 가슴저린 그것과는 견줄바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가슴이 저리다는 것은
강인 함에 있어서 한발자욱 뒤로 물러서는 차순이라는 뜻과 같겠다
기온이 따듯하여 마른가지에 푸른 물이 돋고
튀밥 같은 꽃을 피우는 가운데
지는 꽃도 있는 감각적인 의미의 시간들 그것은
흘러가는 존재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돌이켜 생각을 해 보면
꽃의 향기란 영혼을 유혹하는 마력같은 힘을 갖는다
지천에 진달래가 흐드러져 꽃을 피우고
노란 개나리가 잔을 넘쳐 흘러 내리듯 꽃이피는 가운데
벛나무 목련도 모두다 꽃을 피우고
한날 한시에 앞다퉈 꽃을 벙그르고 있다
봄날이 구간별로 꽃피우던 시대는 이제 가고
한날 한시에 피고지고 너나 없이 존귀 함으로 드높아지려 한다
시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
지금 4월의 봄은 그 어느때의 봄날보다 꽃향기로 꽉차있고
지는 꽃 없이 피우고만 있는 꽃피는 사월인 것이다
피는 가운데 지는 꽃 보이더냐
묻는이도 없는
줄줄이 피우는 날들이다
그래도 자세히 보면 지는 꽃 있지않을까 싶기도 하다
설령 지고 있다해도
그것또한 더 밝게 꽃피우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한잎지고 한잎 일르켜 세우듯 피우는 것은
서로간의 존귀함에 미치는 향기같은 것일 것이다
동백, 지고 없는 날에 가슴저림이
찬란하게 꽃 피우기 위함의 봄날의 예찬 같은
아픈 절명이 아니었을까 한다
아픈 만큼 성숙하는 것은
우주가 우주에게 준 큰 혜택 같은 것이었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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