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7> 상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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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꽃 / 최현덕
사내는 바람에 밀려 왔다
외딴 섬에 머물다 음풍(陰風)에 단련된 몸
노숙자로 떠 있던 그 섬에서
삭풍에 찢겨진 허연 종이배로
수평선 너머에서 찾아 들었다
그 섬에서 사내는
바람이 잔잔한 날을 골라
머리 살이 튼튼한 방패연을 바다에 띄웠다
세찬 바람이 일 때는 가오리연을 하늘에 띄웠다
정말, 정말 메아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수평선 너머에서 해일이 몰려오면
가오리연이 꼬리를 달고 너풀거렸다
오메, 내 새끼 미치고 환장하겄네
어머니의 음성이 너울거렸다
사내의 파란 하늘이
검은 하늘로 물들 때,
색동치마연을 허공에 내보내
사뭇 찢겨진 하늘로
명줄이 끊긴 방패연과 가오리연이 날았다
시커먼 하늘에서 흐물흐물 헤매는 색동치마연이
너울너울 뭍으로 향했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명줄 끊긴 색동 연 뭍으로 향하다 다시 하늘로 올랐겠습니다
상여꽃
사뭇 사무칩니다
callgogo님의 댓글

이삿짐 정리 하느라 정신나갔지만, 잠깐 들려 예전에 써 놓은 글 퍼줄 맞추어 봤어요.
날씨가 꾸물거립니다. 서울 소시민 입니다.
고맙습니다.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callgogo님
천리길 이사 오시느라 고생 많으시지요?
지금은 좋은 세상이라 이사짐쎈타가 포장이사로 다 제 자리 놓아 주지만
예전엔 추럭 옆에 타고 밤새도록 짐을 싼 뭉치마다 부려 놓으면
제 자리 정리 하기도 며칠이 걸리죠
우리는 그 세상을 살았어요
아무튼 환영합니다 아우시인님!
노트북은 끼고 다녔나? 카카오로 시를 옮겼나요 ?
어눌한 할매 세대하곤 차원이 달라 부럽구만요 잘 했군 잘 했군요
저승꽃 같애서 가슴 짠 합니다
건강 유의 하시고 대박 나시도록 비나이다
최현덕 아우 시인님! ♣ ♣ ♣
callgogo님의 댓글의 댓글

네, 은영숙 누님!
부랴부랴 정리 마쳤습니다.
친정에 돌아온 느낌 입니다.
고맙습니다. 은영숙 누님!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먼 곳으로 이사오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저의 동네와 가까운 지척이네요
상여꽃에 피어나는 연을 비유한 시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한줄기 가오리 연에 비유한,
떠나는 세상 모습이 떠 오릅니다
가내 안정과 행운을 깊이 빌어드립니다.
callgogo님의 댓글의 댓글

시말에 잠깐 들어와, 4월 행사 이미지를 보니 예전에 써 놨던 글이 생각나서
두서 없이 올렸습니다.
고맙습니다. 늘...
힐링님의 댓글

나이테를 꽃상여로 녹여내는 절취부심의 흔적이
감동으로 자아내는 솜씨가 대단하십니다.
부산에서 성남까지 장거리 이사짐에 시달리면서
아내와 함께 움직이는
힘겨움을 힘겨움으로 여기지 않고
모든 것을 녹여내시고 사는 모습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callgogo시인님!
callgogo님의 댓글

힐링 시인님!
고맙습니다. 이제 정리 됐으니 제자리로 돌아가야지요?
자주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