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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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과 명예만이 귀하던가.
어리석은 욕심 쫓아 살아온 세월
자취를 남기지 않으려하는 자리에서
홀로 외로이 서있는 그대여
싹둑 잘려나간 머리카락 보며
지난 세월들을 그리워하는가.
허공을 바라보는 초점 잃은 그대 눈동자
살포시 내려앉은 작은 물방울
흐르려 하나 흐르지 못하게 하고
삶이라는 자리에 던져 버리는 그대
빈 몸으로 빈 마음으로 돌아가려는 그대
살아온 세월에 그림자 길지는 않으나
드리워진 얼룩은 너무도 많구나.
이 몸 나기 전에 나 무엇이며
태어나 살아온 세월 속 나는 뉘이던가.
가사 옷 얻어 입고
조용히 돌아보는 지난 시간들
속절없이 돌고 돌던 풍진 세월 속
사람으로 태어나 그 노릇 제대로
단 한번 이라도 있었던가.
하룻밤 꿈속 같은 지난 시간들
나날이 허황된 길녘에서 살아온 세월을
원망도 하지 못한 체
잘려나간 머리카락에 묻어버리고
손 털고 산속으로 돌아가니
천만가지 몸속에서 머물던 근심들이
하나 둘 떨어져서 산 속에 묻혀 버리는구나.
댓글목록
야옹이할아버지님의 댓글

꽃순 가득한 새봄이 만산홍엽으로 다가드네요. 괜시리 마음이 숙연해짐은 어찌 이 한몸 뿐이겠습니까! 시중이든 산중이든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들여다보는 일은 인간 목숨에 대한 소임이라 하겠지요. 음 삼월 중순의 새벽 새 소리가 예사롭지 않네요. 합장하와 좋은 날 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