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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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송송한 솜털의 노오란 햇병아리들
물 한모금에 하늘 한번 쳐다보듯
사래 긴 밭에 푸욱 빠져
괭이질 한번에 하늘 한번 쳐다봅니다.
괭이질이 힘들거나 싫어서가 아니라
왠지 모를 숨 소리에 놀라
하늘을 쳐다보게 됩니다.
서서히 욕심도 줄이고 일도 줄이고
그렇게 하나 둘 줄이고 또 줄이다가
여리게나마 붙어 있는 이 내 목숨
하늘의 님께 고이 돌려드려야지 하면서도
눈만 뜨면 어김없이 괭이질에 매달리는
밤이면 삭신이 쑤셔 신음하면서도
날만 새면 어김없이 일에 매달리는
이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저 보이느니 들숨이요
나오느니 날숨 뿐이랍니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텃밭에서 땅을 일구는 모습이 선연 합니다
노오란 병아리는 어쩌면 받 고랑에 민들레가
예쁘게 피어난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늙어가며 힘에 부지는 노동, 쉬엄쉬엄 하늘에
구름도 바라보시면서 소일 하시기를 빕니다
문득 지친 한숨 소리가 들리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