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2) 반영 * > 창작시

나이 들어간다는 건

고요한 호수의 반영과 같은 것

고목이 되도록 살았다는 건

햇빛과 생명과 비바람이

숱하게 거쳐 갔다는 것

한평생 한 시도 바람 잘 날 없었다는 것

그렇게 평생이 하루의 곤함처럼 끝나갈 때쯤

저무는 노을 속에 선 고목

호수에 드리워 황홀한 반영

그 고요함

결국 나이 들어간다는 건

침묵인 것

어찌 노을 앞에 서서 후회가 없으랴

어찌 곤하였다. 않으랴

하지만 그로 인해 호수가 아름다운 것

결국 그것이 생의 제 역할인 것

이 세상 잠깐의 소풍이 끝나가는 건

저 반딧불이처럼 빛나는 것들만 남아서

더없이 홀가분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