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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47회 작성일 17-04-02 16:53

본문

가득

 

이영균

 

 

아내가 외출한 집안엔

아직 내가 절반인데 텅 빈 듯한 건 왤까?

 

새댁 땐 늘 처가의 흔적이 남아 있어

작은 샛방이 꽉 찼었는데

날이 갈수록 아내의 동선과

처가의 흔적이 비례하듯 줄어들어

집안은 온통 아내의 기세로 곽 찬다

 

그곳엔 그의 반쪽으로 나와

씨앗처럼 왔다가 정 몽땅 도적질 해간

자식들이 있었는데

손 내밀면 이미 배우자랑 알콩달콩

제 울타리를 처대는 통에

빈손만 돌아오곤 한다

 

이런 날은 집안 가득 소란했던

자식들의 미운 정 고운 정

어거지와 좋아라 조잘거리던

종달새 솔가지 흔들어대던 그때

솔바람 그립다

 

현관문 활짝 열며 날아들 종달새

절반 채워올 아내의 귀가

텅 빈 집안에 밀물 밀려오듯

밀려올 반쪽 찰싹

붙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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