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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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독서
옛, 날, 옛, 적, 에 아버지. 어쩌면 소리도 없이 책을 읽으시나요.
큼지막한 동화책을 큼지막하게 음독하던 내게 어른이 되려면 눈으로도
읽을 줄 알아야한다, 뭉툭한 손가락을 내 입술에 가져다 대시어 이젠
발음하지 못하는 것들을 잘도 읽어냅니다. 이 작은 소년, 어디가 두렵나요.
흔들리는 초점은 침략자들이에요, 아버지. 한 뙈기 사랑의 영토를 두동강 내려
검은 주먹을 바짝 떨고 있어요. 그들의 검은 혀. 뭉툭하다고 방심하지는 않아요.
뭍으로 나온 둥근 물고기가 바닥을 난도질 하는 걸 보았거든요. 믿지 않아요, 그들의
잿빛 목소리. 음지의 라디오는 주파수의 목젖이 무던히도 떨린다지요.
너무 무서운 일이에요 아버지, 어른이 되는 건,
돌아가고 싶어요. 옛, 날, 옛, 적,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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