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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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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오드아이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54회 작성일 17-03-30 06:12

본문

 

 

녹슨 거울

 

 

 

 

 

문을 닫고 샤워를 해요

지문을  벗기고

물로 밖을 지워요

밖의 몸이 물로 지워져요

물방울이 따뜻해질 수록 움추렸던

분홍이 투명해지고

조금씩 붉어지는 뺨으로 돌아오는

거울속 낯익은 눈빛과

키득키득 몸을 비틀죠

 

아에이오우 아에이오우 아에이오우

거울 밖으로 쏟아지는

비누 거품

 

파란꽃이 피고 파란 나비가 날고

바람마져 파랗게 불어준다면

 

양말을 신은 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면

잊혀진 이름이 떠올라요

그대에게 처음 전화를 걸었던게 몇번의 망서임

끝이였는지 기억난 날도

 

젖은 양말이 따뜻할 때 였어요

 

수건을 두드릴 수록

물기를 걷으며 안이 되어 걸어나오는 나는 어쩌면

 

녹슨 거울의 말

수줍고도 긴 목소리예요

물속에서만 눈 뜨는 너무 뜨거운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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