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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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달빛이 안부를 묻자
진분홍 블라우스 단추 툭 터진다
공원 한켠 벌겋게 누워 들숨날숨 고른다
꽃잎은 바람따라 가라고 속삭이고
손사래 치며 풀어진 옷깃 다독거려도
꽃불에 데인 마음 부메랑되어 가슴에 박힌다
지나가는 바람에 불길 세워
비 긋고 가면 더 번지는 꽃불
초승달 실눈으로 내려본다
댓글목록
쇄사님의 댓글

심심해
성냥 하나를 꺼내
지나가는 개미나 죽이다가
심심해
죽을 것 같아
번개표 통성냥 통째로 확
불 지를 때
지지직 지지직
더 번진 건
긋고 가는 비 때문이었군요
달이 째려만 본 게 아니라
뒤통수를 후려쳐
또 불붙었지요.
절창입니다.
은린님의 댓글

쇄사님
절창이라니 민망합니다^^
봄비 그치면 온 산에
꽃불이 번질 것 같습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간결한 문장에 깊이가 맛을 더 합니다
봅바람이 불 때마다 꽃이 터지는 화음을
듣습니다.
관심과 경의 속에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