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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a v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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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0회 작성일 17-03-27 16:54

본문

음성(a voice)

 

이영균

 

 

혐오나 협의는 의문을 증폭시킨다

 

인적이 없어 한낮에도 음기 감도는

대로 밑 눅눅한 지하통로에 광택이 짜르르

깔끔한 전국 퀵서비스 오토바이

새어든 햇살의 반사로 호기심 붙잡는 배달통

거기 담긴 건 입 즐거울 음식물 대신

사건의 실체는 아닐까?

 

심하게 각인 된 의문들은 의심 속으로 가서

한 권의 추리 소설이 되는데

긴박감으로 다리가 마비되어

오금이 20m의 통로에서 뒷덜미를 붙잡힌

200m의 시간으로 저려와

가느다란 숨결에 벗어나려 안간힘을 쓴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단숨에

지하통로를 벗어나면

노을 우묵하여 등골 오싹하던 공포 간데없고

어느덧 물 빠진 논에 쥐불 놓을 건만

농번기 열두 마디 중

한 마디 끝낸 귀갓길로 곧다

 

저녁상 물리면 느른하게 찾아드는

티브이 드라마 『보이스』

놓아버렸던 배달통의 의문 어둠처럼 피어나

뽀얀 밤안개에 휩싸이는데

치킨 배달부 음성이

다이어트 방해의 주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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