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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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부르다 / 테울
도의 주춧돌을 밟고 계단을 오르던 중이었지요 층층 오르락내리락 한 옥타브를 오르는 순간 한층 성숙해진 자신을 만났지요 이쯤이면 숨도 차고 물이 제법 올랐구나싶었는데 글쎄요 이걸 두고 도도한 생각이라 했을까요 줄이 그어진 걸 보니 아직 절반도 못 채운 것 같던데 내친김에 헉헉거리는 목청으로 소리를 잔뜩 실었지요 호흡이 쩍쩍 갈라지는가싶더니 소리가 삑삑 새더군요 그 소릴 삑사리라 했을까요 음의 이탈이 혹시 회심의 혹성 탈출일까요 폭풍을 물고 벌컥벌컥 세상을 한꺼번에 집어삼킬 것 같던 성난 파도의 아가리처럼 도가 넘쳤을까요 억지의 악보를 붙들고 도돌이표까지 욕심을 부려봤지만 한계가 있더군요
오늘따라 개 이름처럼 들리는 계이름이 컥컥거렸으니 마치 미친 개소리 같더군요
늙어가는 여생 사람답게 살고 싶은데 더 추해지기 전에 한 곡조를 내뱉더라도
한층 낮춰 부를까 합니다 절대 넘치지 않으렵니다
푸른 들녘 솔솔 부는 바람의 율동처럼
운치가 깃든 시처럼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갈채를 보냅니다.
한표 올리고 갑니다. 동감입니다. 김태운 시인님!
좋은 하루 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삑사리에 한 표를 던져주시니 이걸 어쩌나요?
이러다 음치로 내몰리면,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세상을 삼킬 것 같던 아가리는
11분 동안 거리를 누비며
귀가하는 모습 입니다.
주춧돌을 밟고 오르는 계단
도를 넘치지 않게 오르시기를 빕니다.
함께 공감하며 행복하게 머물다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도도해진 도의 오버입니다
가끔씩 잊어버리는 목청의 나이...
갈수록 떨어뜨려야하는 세월입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자신의 노랫소리가 어는 취객의 넋두리로
들릴 때가 있지요. 나이 탓인가도 생각해
보지만 스스로 기죽었구나,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더 낮춰 부르는 때문’ 이라고 자신을
달래기로 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자신이 넘쳐서 나는 소리가 삑소리가 아닐까요?
낮추는 소리는 끽소리고요
아무튼 낮추기로 햇지만
또 까먹게 되지요
개소리처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