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 풍경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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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풍경 /秋影塔
주거니 받거니는 술잔만이 아니어서
입 세 개에서 쏟아진 말이
핑퐁처럼 랠리를 계속 하는데
입에서 나온 말은 손으로 비비면 더 쫀득하게
길어지고,
홀짝 한 모금 술에 시간이 오래 오래 머문다
늙어보아라, 술보다는 말이 훨씬 좋다!
집에서 숨겨두었던 말을 다 꺼내놓고
그 빈자리를 친구의 말로 채우다 보면
하루로는 턱 없이 모자란다
오늘 저녁 밥상에는 영감님한테 놓아줄
반찬이 둬 가지 더 늘겠다
젓가락도 더 바빠지겠는데
시계야 너 혼자 가거라, 우리는 여기 더 있겠다
입으로 머물겠다
세 노인네의 말 비빔밥에 불이 켜진다
구멍가게 단골 세 친구에게
백열등이 노랗게 말을 비빈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시계야 너 혼자 가거라, 우리는 여기 더 있겠다
입으로 머물겠다///
구멍가게 술상 풍경이 사못
정겹습니다
백열등 아래
비빔밥으로
추영탑님의 댓글

구멍가게에서 함께 늙어온 사이니
눈치 볼 것 없지요.
장사는 어차피 제자리고, 시간은 많이
남아돌고, 할 말은 태산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소주 한 병이면
... 될 터이니... ㅎㅎ
감사합니다. *^^
callgogo님의 댓글

가는 세월을 붙잡는 방법이 있군요.
시계를 잡으면 되는구만요.
세월이 훅, 하고 빠릅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추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여자들 셋이 모이면 접시가 들썩거린다는데
노인들이라고 뭐, 다를라구요?
그저 시간 죽이는 거죠. 술은 폼으로
받아놓고... 술보다는 대화가 더 나은
나이들입니다. ㅎㅎ
책벌레09님의 댓글

그리운 풍경이 그려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무슨 이야기들이 그리 많은지····
하고 또 해도 남아도는 얘기 보따리.
남의 이야기는 집에 가지고 가서
밥상에 반찬으로 올립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정감있는 풍경에 함께 동화되어 봅니다
마음에서 울어나오는 말 만큼 진솔한 것도
없을 듯 합니다
그 가운데 술이라는 매개체가 흥을 돋구기는 하지만,
구멍가게 분위기가 좋습니다
건필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구멍가게가 다 사라집니다.
오다가다 보면 수십 년 전에 있던 구멍가게가
있는데 그 주인은 노파가 되었더군요.
세월과 함께 늙은 구멍가게,
오늘도 도란도란 셋이 앉아 술보다는
말에 취하고 있지요. ㅎㅎ
정겨운 풍경입니다.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이제 구멍가게에 앉아서 밤새는 줄 모르고
한잔 부어놓고 날새고 이바구 하고 있으면
또 쫏겨나요
제발 철좀 들어요 젊은 오빠요 ㅎㅎㅎ
잘 해 보랑께요
추영 시인님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ㅎㅎㅎ
한참 웃습니다
구멍가게 풍경 안보아도 눈에 선 합니다
정겨운 고향이 그려지는데요
어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