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영혼 > 창작시

           슬픈 영혼

             가원 신 의 섭

갈참나무 본봉 위 고목 되고

상석의 옛 영화 옆으로 누운 체

검욱검욱 세월의 이끼 무상하고

저만큼 나둥그러진 비문

나그네의 옷자락 잡으며

머뭇머뭇 하고 싶은 말 무엇인가.

눈 비비고 귀 쫑곳 세우나

풍화의 세월 이기지 못해

흔적의 사연 보일 듯 아니 보이니

벙어리 된지 얼마 인가

산바람은 살금살금 지나가고

오르락내리락 다람쥐만 분주하네.

혹시 내 새끼 만나거든

어느 때 어느 문중 아무개라고

말은 하지만 먼 옛이야기 되어

메아리만 남는구려

흘러가는 세월 어쩔 수 없는 것을

너무 슬픈 영혼 되지 마옵소서.

  #   혼자 산을 오르다 보니

       아무도 돌보지 않는 무덤이

       내 마음을 서글프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