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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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보렵니다, 추억 여행을...
당신과 처움 만났던그 해변 그 찻집으로
만남부터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애써 마련한 낡은 완행버스를 타고
새벽 찬 공기 머금으며 시나미 달려 보렵니다
당신은 미소 천사였습니다
단지 그 뿐이었습니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답답함을 견딜 길 없어
용기내어 무작정 당신에게 달려들었던 바로 그 날
당신은 바로 그 해변 그 찻집에서
첨으로 내게 손을 허락하였습니다
여전히 알 듯 모를 듯한 그 미소를 지은 채...
하지만 난 그 손으로 인하여
나의 삶이 송두리째 구름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언제나 바람으로만 머물렀습니다
여전히 더는 다가오거나 뒤로 물러나지도 않으면서
늘 예의 그 자리에 머물러 서서
구름을 허공으로 날리울 뿐이었습니다.
형체는 있으되 모양도 그림자도 없이
그렇게 구름을 흐트러 놓을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완행버스는 쉬임없이 달렸드랬지요
강릉에서 경주로, 경주에서 부산으로...
그러다가 더는 미룰 수 없음에
마음을 죄고 또 죄인 연후에
당신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당신에게 다시금 와락 다가들었었드랬지요
해운대 동백섬의 지심도행 뱃머리에서
당신은 그제서야 처음으로
마지못한 듯 입술을 내게 주었었지요
그리곤 또 그 자리였습니다
더도 들도 아닌 바로 그 자리 말입니다
아마 그 무렵부터 시라는 것을 끄적였던가 봅니다
시라고 해보아야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것들이었지만
고마고마한 것들이 저이들끼리 모여
수줍은 한 권의 시집으로 다가서던 날
당신의 손바닥 위에서 그 시들은 그림이 되곤 하였었지요
당신의 손바닥에 그려진 마지막 싯귀는
차라리 견우 직녀가 되어 밤하늘이나 밝히웁시다
지금 난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해변의 그 찻집에서
노을진 석양을 바라보며
애써 그 싯귀를 토닥이고 있답니다.
댓글목록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그래요
추억여행 마음껏 해보시고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두무지님의 댓글

추억여행 잠시 촉촉히 빠졌다 갑니다
깊고 좋습니다
건필과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