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부양.2 > 창작시

공중부양.2

견디자면 그런대로 견딘다

그래도 숨막히게 갑갑해

넓직히 앉아

나를 꺼내 툭,툭 세워두면

우두둑 우두둑

펴지고 부푸는 가벼움 날아갈 듯

바닥위로 살풋 뜨는 발바닥

코 끝에 화초를 당겨 킁킁대기도 하고

씽크대 앞

말끔히 씻긴 식기위 물기

뽀드득 문질러도 보고

옷 입고 하는 포옹과

옷 벗고 하는 포옹은 말 보다는

표정으로 더 여실해지는데

창을 열면

한결 더 보드라운 햇살과 촉촉히

젖은 바람결

새콤하고도 달콤하게 청량한 물의 느낌

밑 부터 흥건히 젖어오르는 이 아득한 곳의 

훌쩍한  환해짐

톡,톡

오래 비우는 집

여린 바람에도 쉽게 뿌리 흔들릴세라

다시 나를 넣고

눈썹을 꿈틀거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