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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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피 흘리며 순국하는 꽃은 없다 알알 볶은 커피는 모두 흰 꽃의 자식이다 성지처럼 오가는 카페에 하나의 종교를 택하며 바라보는 것은 실례다 자주 오시는 단골 흑인은 아메리카노만 주문한다 그가 이슬람인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 나갈 때 인사는 늘 손 흔들며 간다 여기는 이국, 그는 나가면서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손 흔들며 나가는 그를 보면서 자꾸 어머니가 생각나는 것은 어머니는 불교 신봉자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커피를 드시지 못한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메뉴는 팥빙수 하나뿐이다 숟가락을 놓고 팥빙수를 보았을 때, 비구니 스님이 카페 오셔 팥빙수 드시는 모습을 보았다 메카와 다를 바 없는 이슬람의 음료, 뿌리칠 수 없는 이 중독성, 잔은 점점 더럽고 혼탁한 손때만 자꾸 겹친다 그러면서도 커피를 잊지 못한 이 떨리는 손은 이차돈이 보면 뭐라 할까? 멱처럼 한 치 머뭇거림 없이 바친 씨앗이 화장터 같지만, 뜨거운 열기에 고로를 얼마나 달구어야 검게 탄 음료가 되느냐 말이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이치돈이 혹시 들르시면 보리차라도 한 잔 따뜻하게 올리세요
'보리살타' 하며 잘 잡수실 듯...
커피는 후식으로...
ㅎㅎ
요즘 자주 보이네요
아우님!
鵲巢님의 댓글

ㅎㅎ 그럴께요...^^
커피는 제대로 하는거냐고? 물을 것 같아요...
ㅎ ㅎ
좋은 밤 되세요....형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