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벵이 봄이 하도 왔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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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 봄이 하도 왔다고 해서
굼벵이 아직 눈꺼풀 무거워 이불 속이 따뜻하다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늦어 저녁은 없어서 굶다
작년 늦가을까지 일 년 비축해 둔 체지방 덕분에
겨울을 보냈다 비몽사몽에 눈을 뜨고 창을 본다
밖은 소란스러운 아이들 뛰노는 소리 채소 파는
차 확성기 소리 동네 아줌마 떠드는 소리 거기다
창밖에 웬 새소리까지 지저귀는데 아주 견딜 수가
없다 꼼지락 꼼지락 햇살에 못 이겨 고개 내민다
세상은 온통 봄이라고 봄이 왔다고 시끄러운데
산은 여전히 푸르지 않고 들도 덜 갠 이부자리다
그렇다고 다시 땅속에 몸을 눕히기에는 날씨가
부끄럽게 하여 문 열고 밖에 나오니 어 봄이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반쯤 열린 눈꺼풀처럼한
말씀처럼 실감 못하다가
하도 봄이 왔다 시끌덕하니
내다본 땅의 살결에 보드라운 연두의
합창을 읽게 됩니다
겨울의 관성이 아직도 내몸을 끌고 있는 듯,
잔잔한 감성 시 한 편 읽습니다
달팽이걸음님의 댓글

고나plm 시인님
귀한 걸음 주시고
따스한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이 봄이 더욱 환하게 다가오는 건
님이 함께 해 주심입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