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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할머니와 아파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주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7회 작성일 17-03-19 21:48

본문

정 할머니와 아파트

노인복지센터 아침 송영 시간

빨간 누비저고리 할머니는

첫 번째 승차하는 장미꽃이다

 

밟고 온 세월만큼

켜켜이 다 쌓을 수야 없겠지만

14층 아파트 꼭대기 층

신선이 머물던 망루이든지

고개 들면 산과 구름 한 폭의 병풍

아래는 장난감 진열장

가지런히 들어찬 차들이

세월 경주장에 나갈 숨 고르기 중이다

 

주름진 얼굴에 피는 미소는

천진한 아이같이 봄바람 불어

세월보다 짙은 효의 향기를 날리고 있다

누구를 향한 헤아림을 넘어 진종일

장밋빛 향기를 나눠 줄 것을

점차 구부러져가는 허리는

높은 계단을 오를 수 없어도 좋다

 

아들 내외, 효의 날갯짓은

엘리베이터 오르내리는 어머님의

향기가 되고 날개가 된다.

<20 MA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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