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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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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47회 작성일 17-03-20 10:58

본문


그렇게 쉽게

아무르박

선풍기를 틀어놓고 잤을까

꿈속에 직장동료가 나타났다
에어컨을 설치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계절은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올챙이 얼굴에 맑은 눈을 가진 박범윤씨
교도관으로 군 생활을 했다는데
그가 멍하니 허공의 어디쯤을 바라볼 때면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죄수의 연민이 그랬을까

아기 옷을 디자인한다는 형수와
사업을 한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3년 만에 집을 사고 청계천 평화시장에
공장을 냈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길에서 우연히 만난 그가
검은색 세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에게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간밤에 홀로 눈을 뜬 채 심장마비로 세상을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문상을 다녀오던 길은 그의 아들이
눈에 밟혔다

그렇게 쉽게 갈 줄 알았더라면~

형수의 상복은 유난히 검은 잿빛이었다
이별은 그렇게 쉽게
부지불식중에 오는 것임을 알았다

선풍기는 빙빙 돌아가고
오한을 느낀 몸은 침대 위에 몸부림의 흔적을 남겼다
갱년기
남자에게도 올 수 있는 일

보일러를 올려놓고
발끝에 지옥의 불구덩이가 끓고 있다
모든 일에 의욕을 잃고
그가 허공에서 무엇을 건져 올렸는지
멍하니 바라볼 때가 많다

늦은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한다
바쁠 것도 없고
그렇다고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닌 자영업
차창을 스쳐 가는 실루엣들이
내가 무엇으로 살아야 하나 의문점에 해답을  찾는다

머릿속에는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을 수식어
그렇게 쉽게~~

인생은
그렇게 쉽게 살아지는 것인 줄
왜, 지금은 알지 못하고 사는 것일까

추천0

댓글목록

야옹이할아버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야옹이할아버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참으로 지나고 나서 돌이켜 보면 시간처럼 명약에 명의도 없을 듯 싶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지요. 곁들여 그렇게 쉽게 살아지는 것이 우리네 삶인듯도 싶구요. 그 정도는 해량 할 듯도 싶은데 머릿 속에서는 또 다른 일을 생각하고 있으니... 인간사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오늘도 조금은 쉽게, 어제보다는 쉽게, 그러면서 즐거운 하루 되세요...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속 
면죄받고 싶지만 그 어느것도
해당사항 없음은 없는것 같습니다
그저 하루치의 삶을 스스로에게
보란듯이 사는 것 외에는
이것이 참으로 어려우니
늘 아쉬움만 남나 봅니다
답을 알면 그리 쉬운것인데^^
모르기 때문에 살아가나 봅니다
좋은 한 주 되십시요
아무르박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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