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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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내리는 날 / 테울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고 이 날엔 해가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는 속설이 있는데
오늘이 딱 그렇다
지난 세월 아린 상처 하도 많아 아직 덜 깬 구렁이 종일 꾸물꾸물 또아릴 틀고 있다
비로소 오늘 내리는 비야말로 진짜 농심의 꽃비라며
날이 개자마자 멍울진 가슴 활짝 피울
한바탕 활짝 핀 꽃
지나치던 하늬바람에 실려 눈송이처럼 하르르 흩날리면
미련을 못 버린 시인의 희뿌연 꽃비겠지만
다가오는 샛바람에 휩쓸려 눈물처럼 우수수 흘러내리면
무릇 우울한 시인의 흐릿한 꽃비겠지만
눈치코치 없이 우러러 하염없이 꽃피우길 바란다면
허구한 날 팝콘처럼 펑펑 터트리고 싶은
혹은 구름꽃처럼 마냥 웅크리고 싶은
욕심꾸러기 시인의
심중 꽃비겠지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춘분 때 날씨를 보아 그해 농사의 풍흉, 가뭄과 홍수를 점치기도 했지요.
봄비가 촉촉히 내립니다. 아마 올해는 풍년이 대풍일듯 합니다.
하루하루가 시끄러운 말잔치가 판을 치는 요즘에 꽃비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마침 춘분인데, 종일 비가 내립니다
앞으로 좋은 날만 있길 희망합니다
욕심을 부려도 좋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