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비로봉과 대청봉을 타넘은 바람이
이골 저골 사이로 숨가쁘게 달려와
손바닥만한 초가 지붕을 삼키고는
호박 덩굴마저 날름 삼키어 버렸습니다.
일순 숨이라도 고르려는 듯
가만가만 숨을 죽이는가 싶더니
다시금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한판 씨름을 합니다.
그 틈새로
당신의 모습이 삐죽하니 스칩니다
당신이란 사람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옵니다.
당신이란 사람을
참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그이는, 분명
바람임에는 틀림없을 것이옵니다.
바람은
바람이려니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이해는 있을 수 있사옵니다.
하오나
당신이란 사람은
그리 간단치가 않사옵니다.
당신을 생각할 바에야
차라리 구름이고 싶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뭉클뭉클 피어나는
안개이고 싶습니다.
아니,
안개를 몰고 다니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나와 당신의 틈새로
가랑비에 촉촉히 젖은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바람이고 싶습니다
구름과 안개 이고 싶습니다
시인의 글에 반하고 돌아 갑니다
오늘도 행복 하세요
야옹이할아버지님의 댓글

님의 과찬에 괜시리 부끄러워 집니다. 하지만 늘 그네들과 어울려 지내다 보니 때론 정말로 구름인지 바람인지 착각이 들 때도 더러 있답니다. 때론 호사다 싶어 죄스러울 때도 종종 있구요. 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