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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3회 작성일 17-03-15 08:30

본문

타이어

-폐타이어공장에서-

 

운전자의 마음데로 속도의 탄력을 줄였다가 빠르게 한다

고속도로를 한번 고속으로 달리자

검은 몸의 중심 기압에서 터져버릴 것 같은 팽창력이 생겼다

아직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는 타이어가

얼마나 더 속도와 거리를 달려야 할지 모르고 굴러가는 것에만 생을 받친다

수십만 킬로의 거리를 안으로 소화시켰는데도

타이어는 지금이 처음 굴러가는 것인 줄 아는 것일까

닳아 얄팍해질 때까지 속에 바람을 가두고 도로위에서 산다

조절되지 않는 속도와 달려야 하는 거리의 부딪침이 힘겹다

 

무작정 달린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폐타이어로 취급되기 직전까지 가진 바람으로

타이어는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 끝에서 이쪽 앞으로 길을 달리며

맨몸으로 부딪침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바로 서 있지 못하고 옆으로 누워버렸다

속이 환하게 보이는 곳에는 적막감이 들어 앉는다

한 생애가 적막감으로 무작정 달렸다

더 달릴 힘이 사라진 낡은 몸에 바람이 들락거린다

점점 멀어지는 길의 기억에 속도가 빠져나간다

길을 생각하는 표면은 지금도 달리고 있는 줄 알고있다

 

폐타이어 공장이 도로인줄 아는 타이어

몸에서 속도와 탄력과 길이 빠져나가자 한순간에 뻥소리내며

심장마비 걸린 사람처럼 정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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