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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방 대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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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0회 작성일 17-03-16 13:11

본문

 

각방 대세론

 

이영균

 

 

푸르다가 뜨거운 청춘의 열대기를

열병처럼 건너고 나면

비로소 시원하게 생에 알알이 영그는 철이 온다

줄기가 마르고 방들이 억척스레 따로 나뉘면

땅속에는 한 생이 정리된 것이다.

잎 푸르던 유년의 계절 한 방

대 곧던 열병의 계절 또 한 방

못다 하여 아쉬운 듯 씨알 여물던 계절 한 방

사상(思想)으로 보거나

이상(異狀)으로 보거나 방은

이, 호, 예, 병, 형, 공 육방이다

각각 오묘하게 얽혀서 내는 향미는

혀끝에서 그 맛

온갖 것에 모두 잘 어우러져

생에 진면모를 떨쳐 감초나 진배없다

누구의 생이 이와 같을까

먼저 오르려 서로 헐뜯다가 추수의 계절에 이르러

육방이 모두 쭉정이가 다반사인 것

한 꺼풀 벗겨본들 시들시들 사위어가는 것들

육쪽마늘이 그 한 생에 본은 아닐까?

껍질 속 알알이 그와 같기를

 

 

* 사상(思想); 논리적인 의식

* 이상(異狀): 서로 다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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