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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2회 작성일 17-03-13 00:47

본문



별 하나의 외로움


아무르박


어머니의 팔순 생일잔치에 다녀와서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어머니의 말씀을 생각했습니다

잔치는 무슨
올 사람도 없다
아는 사람들도 하나둘 떠나가고
남은 사람들 서너명도
모두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돈 몇 푼 건네주고
음식을 대접하는 것으로
자식의 소임은 다 한 거로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자식들이 사는 것도 행복일 겁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득달같이 달려올 수 있는 거리
자식 앞세우지 않은 걸
무명장수에 척도쯤으로 생각하시는 어머니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내고 홀로 남겨지는 것보다
지상에 슬픈 고독은 없을 겁니다

어떤 위로보다는
어떻게 남겨진 삶을 마무리 해야 하는지
어머니의 생활에서 발견합니다

긍정의 삶
오복에 하나쯤이라 여겨도 좋을
강철같은 이
작은 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일상의 소회는 나날이 다가오는 기쁨입니다

매일 샤워를 하시고
머리 손질을 하시고는 외출을 합니다
헌 옷을 깨끗이 빨아 번갈아 입으시며
고구마 감자 떡 때로는 닭발 돼지껍질
빈 병에 담아 가시는 막걸리 반병
누군가를 위해 준비한 음식이
어머니의 유산이라 생각합니다

지상에 무수한 꽃의 영혼들이
꽃씨를 남기면
저 하늘에 별이 되는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삶은 결코 되돌릴 수 없지만
그 유한한 삶이 있어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요
역설적일 수는 있지만
지극히 평범한 이치가 열매를 맺어주는 것이
가족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 하늘의 별은
우리가 사는 삶의 길을 인도하는
별 하나의 외로움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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