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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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네가 싫었다.
항상 나의 눈높이에서
내 콧대를 짓누르는 너의
두 손이 싫었다.
허나, 난 네가 필요하다.
빌어먹을 작은 두 창이여.
나는 늘 네가 미웠다.
따뜻한 실내에 몸을 숨기면
내 시야를 하얗게 바래버리는
그 나약함이 미웠다.
허나, 난 네가 필요하다.
빌어먹을 작은 두 창이여.
하얗게 바래버린 작은 창아.
내가 널 닦아야 할까,
아니면 벗어야 할까.
후,
하고 한숨을 쉬면
자꾸자꾸 바래버리는
나약한 나의 두 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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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야옹이할아버지님의 댓글

나는 정말로 내가 싫었다. 죙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다가 밤이 되어서도 곁에 나란히 눕는 내가 정말 싫었다. 나보다 더 맗게, 더 밝게 세상을 바라보는 내가 정말 싫었다. 많이많이 공감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