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母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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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母子)
신세계 교향곡이 흐르는 지하주차장 앞
보물찾기를 하고 있다
배운 것이 도둑질이었으므로
온통 공짜였으므로
아들다람쥐는 엄마 다람쥐를 손수레 태우고
외제 차 빵빵거리는 청라 국제도시를 순례 한다
다람쥐처럼 살아야 한다고
섬이 10개밖에 없다고 끝끝내 우기던 아버지
무동력선 저으며 천리포 앞바다 고기를 낚아 올렸다
우럭 놀래미 까나리 양볼에 구겨 넣고
목젖까지 토해 버렸다
죽어도 한가지 밖에 모를 것 같은 어눌한 말투에 절뚝거리는 사내는
이순이 지나도 장가를 못 간다
손수레는 헉헉 대고 사내가 눈을 뭉쳐
던진다,
나사 헐렁한 잇몸 사이 함박 함박 눈이 내리고
어쩜, 아비 같다며 웃는다
한 사람만 두고는 저승길도 아득한
긴 동면에서 깨어난 다람쥐 모자가
입춘 고물상으로 들어간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국제도시에도 다람쥐 먹을거리가 있나요?
허기사 백화점엔 없는 것이 없겟지요
신세계 동면에서 깬
효자다람쥐
찡합니다
갑장님 시선이 마치 예수님 같습니다
ㅎㅎ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제가 근무하는 청라국제 도시는
그야말로 도시 속에 호수가 흐르는 아마 자동차 몇 대중 한 대는
외제차 인 것 같습니다
그 신세계 속에서도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손수레를
끌고 아찔하게 가는 머리 희끗희끗한 어느 사내를 보았습니다
수레에 탄 어머니의 환한 웃음은 어느 외제차보다 근사하고 안락한
만족스런 모습이었지요
요즘 도통 시를 쓰지 않는데 가슴 찡한 풍경에
졸필을 들었습니다
반가운 테우리 갑장님
따슨 걸음에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입으로 도둑질하고 오리발 내미는
간 큰 도둑에 비하면 얼마나 순진한가요?
훔친 것을 독일이나 미얀마나
아방궁이나, 덩치 큰 빌딩에
투자 안하고,
겨우 고물상으로 가는 모습이 좀 짠하긴
합니다. ㅎㅎ
잘 감상하고 나갑니다. *^^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참 반갑습니다 추영탑 시인님
청라 국제도시는 지금도 한창 빌딩을 짓고 있지요
예전엔 갈대숲 우거진 뻘밭이었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여름엔 빌딩과 빌딩 사이 갇혀버린 맹꽁이 울음소리도
들리곤 합니다
네 욕심 없이 늙어가는 모자
건강하게 오래 같이 살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공감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사람의 모습이 점차로 희미해지는,
모든 게 박제화 剝製化되는, 이 참담한 시대에
정말, 절실히 요구되는 시 한 편이라는 생각..
話者의 깊은 시선에 의해 그려지는 모자의 모습에서,
그 사랑의 모습에서, 가슴 한켠이 찡해집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소서
김선근 시인님,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오랜만에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안희선 시인님
요즘 건강은 어떠신지요
먼 이국에서 늘 향수에 젖어 계실 거라 생각 합니다
가급적 진정성 있는 시를 써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부족한 글에 과찬의 말씀을 주시니 부끄럽네요
늘 건강관리 잘하시고 행운이 깃들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잘 지내쥬~~ 어찌 두문불출하고 계셨이유~~
봄은 왔는데유~
건강하입시다. 몸도 마음도~~
김선근님의 댓글

에고고,,,, 반가워유 ,,,,,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네 그래야지유 건강이 최고니께유 ,,,,,
늘 건강하시기유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