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첩방(六疊房), 윤동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육첩방(六疊房), 윤동주 / 최 현덕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엄동설한 깊은 겨울
부끄러움이 육첩방에 웅크려
화끈거린 얼굴이 詩를 쓴다
‘쉽게 씌어진 시’ 는 결코 무력하지 않았다
순결과 투명이 시시때때로 먼 하늘을 날다가
두고 온 하늘에 박힌, 땀내와 비린내에
조근조근 부끄런 시를 썼다
바랜 학비 봉투는 비에 젖은 불면의 밤을 다독였다
‘쉽게 씌어진 시’* 를 마지막으로
부끄런 시는 상실감에 쌓였지만
희망적 의지는 '하늘', '바람', '별'이었다
어두운 곳에서 자아를 성찰한 부끄러움은
현실을 직접 움직이지 못하는 슬픈 천명*이었다
다다미 여섯 장의 넓이가 버거운 건,
수면에 잠긴 해방과 자유를 십자가에 건
‘어둠’, ‘등불’을 오간 조국 광복의 염원이었다
이 시대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가 다다미 六장을
갈기갈기 찢어 허공에 뿌리고,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가 아닌
내 나라를 세우는 것이 임의 십자가,
‘쉽게 씌어진 시’ 임의 마지막 녹음 파일이
생체 실험 주사의 단서가 되는 날
시든 꽃송이들, 새 움이 틀 것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 인용
*육첩방(六疊房) : 불을 때지 못하는 다다미 6장 깔아놓은 일본식의 방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시인의 마지막 시
*슬픈 천명 :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 인용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별을 헤아리며 광복을 꿈꾸던 시인의 노래를 대신 부르시는군요
왜 쉽게 씌어진 것일까?
옛 시인의 시제에서 저 역시
부끄러운 생각이 몰려듭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조국을 빼앗긴 슬픔에서 늘, 글 밖에 쓸 수 없었던 손을 부끄럽게
보았던 게지요.
그 부끄럼이 애국이었지요.
72 주년 광복절을 맞으며 다시 돌아보게 하는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를
반성, 또 반성하며 곱 씹어 보며 새깁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어언 광복 72주년, 쪽바리들이 훈도시를 차고 게다짝에 야욕을 가득 싣고와,
나라를 빼앗긴 슬픔, 윤동주 시인의 애국심이
어찌 육첩방만 뒤 엎으리요.
지 외조부가 발해의 유민인 것도 모르고
설치는 아빈지, 아 밴 쪽바린지는 지금도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고 설치는 중!
ㅎㅎ
다시는 이런 불행이 없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최현덕님의 댓글

윤동주 시인의 ' 쉽게 씌어진 시'를 보면서
성찰의 시간을 갖어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추 시인님!
다시는 이런 불행이 없도록 만전을 기 해야 겠지요.
한뉘님의 댓글

시간이 흘러도
보이지 않는 곳
읽히지 않는 곳에서
가끔씩 만나게 되는
진정한 분들의 마음 또한
살아있는 시가 아닐까하는
마음입니다
타인의 배려, 용서, 포용, 희생을
지니신 소시민의 넓은 심상
그 중 한 분이 시인님이 듯이^^
좋은 하루 맞이하십시요
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따듯한 위로와 격려의 한 말씀 덕분에
시 답지 않은 글이라도 내 놓지 모르겠습니다
옛 시인의 글 들은 언제 봐도 혼이 숨쉬는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한뉘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광복절을 맞아 윤동주 시인 발 자취를 따라
그 분의 숭고한 정신을 새겨 봅니다
아울러 정성 껏 채워주신 글 잘 읽고 갑니다
앞으로 모두 그런 정신으로 채워졌으면 합니다.
감사 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고맙습니다
72주년 광복절을 맞으며 시인의 얼을
되새겨 봤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생채 실험 의혹이 허구이기를 함니다만
의혹이 사실이라면 천일공노 할 일입니다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최시인님!
그간 무고 하셨지요
건강도 좋으시고요
좋은 글 많이 쓰시고 늘 행복 하세요
지나는 길 있으시면 술 한잔 해요
최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덕분에 무더위를 잘 헤치고 있습니다.
장마가 오락가락하며 기온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항상 상큼한 글을 쓰시고 밝은 미소에 엘돌핀이 돕니다.
술 한잔은 상처가 어느정도 진정 된후 러브콜 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량재석 시인님!
가내 두루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