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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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앳된 소녀인 그 얼굴에
깨알이 여기저기 박혀있다
다닥다닥 죽은 깨,
바라볼수록 사랑 깨,
가을이면 알차게 돋아났다
밭고랑에 말린 깨를 털었더니
사랑이 마구 쏟아진다
사방으로 튀어나가며
날 잡아라!
마음이 잠시 들떴을까
아무리 보아도 깨알의 천국
그때도 그녀와 나 사이
밭고랑에 또 하나의 깨가 됐다
깨소금 떨어지는 순간은
긴 밤이 훌쩍 지나가고
별과 떨어진 깨가 묵직이
한 자루 가득 쌓여 있었다
세월 지난 밥상에 깨들이
몇 알 흩어져 있다
또 다른 반찬에도
계면쩍은 눈으로 바라본다
수많은 세월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은 사랑 이야기
혼자 살아라, 다짐했을까
아직도 소식조차 없는 걸 보면.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깨가 쏟아지던 시절을 깨물고 있는 듯....
뜨거운 들녘
도리깨 두드리는 소리
한창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가상에 현실 입니다
지금도 깨가 쏟아지면
깨 물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첫사랑의 그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할까!
아련한 추억이 꿈틀거리는 오후 입니다.추억을 더듬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살면서 스치는 바람은 많았지만,
사랑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삼류 소설을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주말 평안 하시기를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첫사랑 이야기면 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깨 쏟아지는
두무지 님의 첫사랑은 전혀 그렇지 않네요.
ㅎㅎ
‘첫’ 글자만 남기고 사라진 첫사랑들은
모두 어디 살고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닌님! *^^
두무지님의 댓글

가끔은 첫 사랑이 나에게도 있었을까
자문자답을 해보기도 합니다.
나 혼자 마음이 설레던 기억도 그런 범주에
들어 가는지, 애매한 이야기로 잠시 흘려 보았습니다
주말 즐거운 시간 맞으시기를 빕니다.
은린님의 댓글

깨소금메 버무린 깨알같은 사랑이야기
고소한맛으로 감상하고 갑니다~~^^
애매하다는 이야기 다시 듣고 싶네요
두무지님의 댓글

이른 아침 햇살에
바다 물빛이 반짝이는 건
햇살일 수도, 물빛일 수도 있겠네요
거기에 떼지어 솟구치는 <은린>일 수도 있듯이,
사물의 경계는 늘 애매모호 합니다
불 규칙한 날씨에 평안을 빕니다.